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건강상 이유로 집권 자민당 총재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포스트 아베’를 노리는 당내 후보군의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의원내각제를 택한 일본에선 관례상 원내 제1당 대표가 총리를 맡기 때문에 자민당의 새 총재는 아베 총리의 뒤를 이어 일본의 제99대 총리에 오르게 된다. 아베 총리는 제90대 및 96~98대 총리를 지내 통산 재임일수 최장 기록을 세웠다.
현재 자민당 내에선 아베 총리의 ‘라이벌’을 자임해왔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을 필두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정무조사회장)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 담당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총무상, 그리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 등 줄잡아 8명 정도가 ‘포스트 아베’ 후보군으로 거명되고 있는 상황.
이들은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 당 대회 소집과 함께 치러지는 경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아베 총리의 조기 퇴진 결정으로 그 시기가 1년 앞당겨졌다.
자민당의 현행 당칙에 따르면 당 총재가 3년 임기를 모두 마친 경우엔 당 대회를 열어 총재 경선을 실시한다. 경선에선 당 소속 중·참 양원 국회의원 전원의 현장투표와 전국 104만 당원들의 우편투표 중 유효표 총수를 1:1 비율로 합산해 최다 득표자를 총재로 선출한다.당 대회 개최를 통한 총재 경선은 일정 고시에서부터 실제 대회 개최까지 최소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이번 아베 총리의 사례처럼 당 총재가 임기 중 사퇴한 경우엔 당 대회 대신 중·참 양원 합동 의원총회에서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준비기간과 절차 모두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의총에서 당 총재를 선출할 땐 당원 대상 우편투표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과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지방자치단체) 지부 연합회만에 투표권을 준다. 이 경우 국회의원들은 1인1표를 행사하지만, 도도부련의 투표권은 1곳당 3표(총 141표)다.
그러나 현재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수가 6월 현재 중의원 284명, 참의원 112명 등 총 396명으로 전체 투표수의 73%에 이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당내 8개 파벌의 이합집산이 후보들의 당락을 좌우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자민당은 아베 총리가 첫 집권기였던 지난 2007년 9월 총리직을 중도 사퇴했을 때도 의총에서 새 총재를 뽑았다. 당시 아베 총리의 퇴진 사유도 지금과 같은 건강상 이유(궤양성 대장염 악화)였다.
이렇게 경선을 통해 새로 선출된 자민당 총재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형식적인 총리 지명 투표 절차를 거쳐 새 총리에 취임한다. 2007년 아베 총리의 중도 사퇴 땐 사의 표명에서 새 총재 선출까지 11일, 그리고 국회의 새 총리 지명까지 13일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자민당은 지난 2000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총리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숨을 거뒀을 때 “긴급사태”라며 경선을 치르지 않은 채 주요 당직자 5인의 ‘밀실 담합’을 통해 모리 요시로(森喜朗) 정권을 출범시킨 적도 있다.
자민당 총재 임기는 3년이며 최장 2차례까지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르면 내달 중 선출될 자민당의 새 총재는 오는 2023년까지 총재직을 수행한다.다만 현재 중의원(하원) 의원의 임기(4년)가 내년 10월 만료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새 총재가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이 1년 남짓에 그치게 된다. 따라서 새 총리를 누가 맡든 간에 이르면 연내 중의원 해산을 선언하고 총선거를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새 총재가 선출돼 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될 때까지 당분간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
August 28, 2020 at 03:4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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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사임…日 새 총리, 이르면 내달 중순 확정될 듯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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