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한반도는 열흘 새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의 영향을 받았다. 이렇게 강한 태풍 3개가 연속으로 오는 건 이례적이다. 올해 국내에 영향을 미친 태풍 4개 중 3개가 연속으로 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전문가들은 펄펄 끓는 뜨거운 바다와 한반도행(行) ‘태풍 길‘이 태풍 3개를 연이어 한반도에 덮치게 했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주변 기압골이 ‘태풍 길‘을 만들어 연속적으로 발생한 태풍이 모두 한반도 인근을 지나게 됐고 고수온으로 태풍의 강도가 강해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것이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한반도 동쪽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 잡고 서쪽에는 건조한 공기가 위치했다.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서쪽 공기와 동쪽 북태평양고기압이 양쪽에서 담벼락처럼 자리 잡으면서 두 세력 사이가 태풍이 지나는 통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소 교수는 “가을철 동쪽으로 물러가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최근 버티고 있으면서 태풍이 한반도 쪽으로 오는 길이 열렸다”며 “예년에 비하면 태풍 발생 수는 적었지만 단기간에 우리나라가 연속적으로 태풍의 영향을 받으면서 태풍이 많이 왔다고 느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8일 기준 태풍이 10개 발생했지만 작년에는 8월까지만 태풍이 12개 발생했다.
가을철까지 태풍이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바다의 수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태풍은 해수 온도가 높을 때 발생하는데 지구온난화로 가을철까지 해수 온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해가 갈수록 9월, 10월까지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태풍은 더운 바닷물에서 발생하는 수증기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수온이 높을수록 수증기가 많아져 강도가 커진다. 또 고수온 영역이 넓을수록 태풍의 반경도 커진다. 문일주 교수는 “태풍은 북상하면서 강도가 약해지는데 우리나라 주변 수온이 높아 강도가 약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풍의 속도도 원인이다. 태풍은 바람을 따라 이동하는데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서 중위도와 온도 차이가 작아졌다. 이에 우리나라 주변 편서풍이 약해져 태풍의 이동 속도도 느려졌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최근 태풍이 해상을 느린 속도로 이동하면서 고수온의 영향을 오래 받아 강도가 강하게 유지됐다”고 말했다.
September 09, 2020 at 06:0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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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새 3개… 태풍, 올 왜이리 잦지?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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