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새 4000억원 빠진 주식형 펀드, 앞으로가 더 걱정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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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17 11:08

2022년부터 무조건 이익의 20% 과세… "고사 우려"

정부가 주식형 펀드로 번 돈에 금액과 관계없이 20%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발표한 후 15거래일만에 주식형 펀드에서 4000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 펀드에서 투자자들이 돈을 빼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의 과세 방침도 주된 이유가 되는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선 분석한다. 정부가 2022년부터 과세를 하겠다고 밝혀 이 시기가 다가올수록 투자자들의 주식형 펀드 엑소더스(Exodus·대탈출)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임재현(가운데)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2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광효 소득법인세정책관, 임재현 실장, 김문건 금융세제과장. /연합뉴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7월 15일까지 15거래일 간 국내 주식형 펀드 규모는 4163억원이 줄었다. 금투협은 매일 일별로 펀드에 새로 설정(입금)된 돈과 해지(출금)된 돈을 집계해서 그날의 증감을 분석한다. 이 기간에 투자자가 국내 주식형 펀드에 설정한 돈은 5968억원이었지만 해지해 투자금을 거둬간 금액은 1조131억원에 달했다.

일별 증감 상황을 보면 전체 15거래일 중 10거래일은 전날보다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이 감소했고 5거래일만 전날보다 설정액이 증가했다.

정부가 주식형 펀드로 번 돈은 2022년부터 소액이라도 20%의 양도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한 6월 25일에는 하루동안 1488억원이 감소했고, 6월 29일에도 2731억원이 줄었다. 7월 7일에는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1377억원이 줄었고 14일에도 2339억원이 감소했다.

그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는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 다만 주식 배당금이나 펀드의 일부를 차지하는 채권 등에서 나오는 이자에만 배당·이자소득세(연 15.4%)를 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6월 25일 2022년부터 주식형 펀드로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매매 차익이 생기면 20%의 세금을 원천징수한다고 발표했다. 1년 동안 주식형펀드로 10만원을 벌면 2만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면 연간 2000만원까지 매매 차익이 발생해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직접 주식 종목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증권결제대금은 일 평균 27조원(한국예탁결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증가했다. 펀드 등 간접투자보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정부의 발표가 주식형 펀드를 고사(枯死)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과세 정책이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발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아직 세율 부과 시기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정부의 과세방침에 대한 시장의 영향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정부의 20% 양도세 부과 방침이 확정될 경우 주식형 펀드 시장과 투자자들은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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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7, 2020 at 09:0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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