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는 '스카이72'... 해임안 의결된 구본환 "내가 입찰 마무리"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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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6 09:00

골프장 운영권을 놓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사)와 마찰을 빚고 있는 ‘스카이72’의 입찰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해임안이 지난 24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되면서 새 사업자 찾기가 제대로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공사 측은 이미 공고를 낸 만큼, 절차대로 입찰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 사장이 스카이72에 대한 ‘계약 연장’이 아닌, ‘입찰’ 방식을 고수한 만큼 구 사장의 해임으로 공석(空席)이 되거나 신임 사장이 들어오는 등 변수가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구 사장의 해임 시기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제청과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결정된다. 따라서 해임이 최종적으로 통보되기 전까지는 구 사장이 계속 근무를 하게 된다. 구 사장은 그동안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스카이72의 사업자 재선정을 강조해왔다.

스카이72 전경 /홈페이지 캡처

◇새 사업자 28일까지 입찰받아… 대기업 등 수십여 곳 참여

26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신불지역·제5활주로 예정지역 대중제 골프장 임대사업자 선정’이라는 제목의 골프장 운영권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 마감은 오는 28일 오후 6시까지다. 당초 23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입찰 정정공고를 통해 입찰 기간을 연장했다. 공사는 29일 오후 6시에 서류를 개찰(開札)한 뒤 검증을 거쳐 낙찰 사업자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입찰 방식은 제한 경쟁 최고가 낙찰이다. 입찰공고에 따르면 제5 활주로 부지에 지어진 클래식·바다·오션 코스와 연습장의 임대 기간은 3년이며, 1년씩 연장이 가능하다. 신불지역에 마련된 하늘코스의 임대 기간은 10년으로 이후 5년씩, 최장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입찰자격 조건은 최근 3년 이상 정규 골프장(18홀 이상)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회사채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이 BB+ 이상(컨소시엄 시 BB0 이상)과 320억원 이상의 자본이 필요하다. 임대료는 매출액에 영업요율을 곱해서 산정하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가 공고한 골프장 운영권 입찰 서류 /인천공항공사

낙찰자는 2021년 1월 1일부터 운영을 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스카이72가 소송 등 후속 조치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 ‘기존 사업자의 임대시설 인수·인계 및 법적 분쟁 소요 기간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구 사장에 대한 해임 통보가 공식적으로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 사장에 대한 지위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다만 이미 입찰과 관련된 점은 구 사장의 결재가 진행된 만큼, 절차대로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이어 "서울에서 가까운 골프장이기 때문에 대기업과 언론사 등 수십여 곳에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해임 의결 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위해 기자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공사·스카이72, 입찰 고수로 마찰… 구본환 "내가 마무리 할 것"

그동안 구 사장은 스카이72의 후속 사업자 선정에 대해 입찰 방식을 고수하면서, 골프장 측과 마찰을 빚어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구 사장의 갑작스런 해임안이 스카이72 입찰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구 사장은 "스카이72 측이 (정·관계) 인맥이 넓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누구는 연장해주면 문제가 없다는 얘기도 했다. 하지만 스카이72가 요구하는 계약 갱신은 수의계약에 해당돼 국가계약법 등을 위반하는 것으로 원천적으로 불가하다"고 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 측과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인 상태다. 스카이72 측은 임대계약이 올해 말로 다가온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입찰에 들어가자, 이달 초 입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스카이72는 "공항공사는 토지에 대해서만 권리가 있을 뿐이며 클럽하우스, 잔디, 수목 등 골프장 운영에 필요한 시설은 스카이72 소유"라며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한 공항공사가 타인의 소유물에 대한 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항공사는 이 같은 권리는 존재하지 않고,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지난 21일 인천공항공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스카이72의 입찰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이다. 이에 스카이72 측은 법원 결정에 불복해 지난 22일 항고했다.

구 사장은 "스카이72는 입찰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후임 사장이 와서 일을 추진하려면, 상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마무리를 하고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스카이72 관계자 "법원의 재판 절차에 따라 개찰일인 29일까지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와 타협이고, 여러 차례 대화를 요구했지만 공사 측에서 거절했다. 앞으로 많은 소송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매우 동요하는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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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6, 2020 at 07: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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