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나 멀리 날으는지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나 높이 날으는지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나 빨리 날으는지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어떤 꿈을 꾸는지’
춘분과 청명을 지나 곡우가 가까운 어느 봄날,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새벽안개가 자욱한 서해대교를 지나 금강하구에 위치한 도요새들의 중간기착지인 유부도로 향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청정지역인 유부도에는 새들의 출입은 허용하나 육지인들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가 있었다. 코로나-19 감염병의 창궐이 유부도 뱃길마저 끊어 놓았다.
본인은 지난 가을 유부도에서 남행 여행길의 여러 도요새들을 만났다. 그들 중에서 부리가 길고 아래로 굽은 마도요(영명 : Eurasian Curlew / 학명 : Numeniusarguata)와 알락꼬리마도요(영명 : Far Eastern Curlew / 학명 : Numeniusmadagascariensis) 등이 인상적이었다.
본인은 발길을 인근 지역의 장항읍 다사항 갯벌 및 솔리천 하구로 돌려 지난 가을에 만났던 도요새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도요새는 도요과에 딸린 새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도요새과에 속하는 새들의 종류가 다양한데, 한반도에 날아오는 것만 40여 종이 된다. 이들은 봄이 되면 남쪽 나라(뉴질랜드 및 호주 동남지방 등)에서 날아와 한반도(서해 및 남해 갯벌)에서 휴식을 취한 뒤 북쪽 나라(유라시아 대륙의 툰드라 초지 및 알래스카 서부지역)로 날아간다. 가을이 되면 이와 반대로 북쪽 나라에서 날아와 한반도에서 쉬고, 남쪽나라로 날아가는 철새들이다. 몸길이 12~60cm 정도의 작은 새이지만 멀리 그리고 높이 날기로는 손에 손꼽히는 독보적 종이다.
도요새의 한 종인 큰뒷부리도요(영명 :bar-tailed Godwit / 학명 : Limosalapponica / 몸길이 : 41cm)는 멀리 그리고 높이 날기의 명수다. 큰뒷부리도요들은 4월, 5월에 북행-봄 여행길에 오르는데. 뉴질랜드에서 쉬지 않고 10,300km를 날아 한반도 서해안(금강하구 등)의 중간기착지에 도달한다. 한반도에서 약 45일 동안 머물면서 영양분을 보충하고 또 다시 유라시아대륙의 동쪽 툰드라초지 및 알래스카의 서쪽지역까지 밤낮으로 6,500km를 날아간다.
봄여행길의 비행거리는 총 16,800km나 된다. 한반도의 금강하구에서 약 45일간의 중간기착지는 개체의 생존을 위한 영양분의 보충이고, 유라시아 대륙의 북쪽 툰드라 초원에서의 하절기(6~7월)는 자손 번식의 자양분이 된다. 그들은 9월이면 곧 닥쳐올 북극의 겨울 추위를 피해 남쪽 지역으로 쉬지 않고 8~9일 동안 밤낮으로 태평양을 가로질러 논스톱 비행(11,680km)으로 뉴질랜드 또는 호주의 동남쪽 지방에 도착한다.
그들은 가을 남행 시에는 최장의 논스톱 비행(11,680km)을 선택하나, 봄 북행시에는 한반도의 서해를 중간기착지로 약 45일의 영양보충 기간을 갖는 비행 노선을 선택하는 지혜를 보인다. 그 이유로 남행길과 달리 북행길에는 기류를 이용할 수 없고, 중간에 두둑하게 지방을 축적하고 번식지에 도착하는 것이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새들의 중간기착지인 한반도 서해갯벌은 이들의 생과 사를 좌우하는 곳이다. 서해갯벌이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도요새들의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도요새들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은 지구상의 도요새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내 친구, 도요새들의 중간 서식지인 한반도의 서해갯벌을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생태환경을 잘 관리하여 더 많은 도요새들이 찾아올 수 있는 낙원을 만드는데 모두 동참해야 할 것이다.
July 07, 2020 at 07:1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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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의 새이야기 ㉟ 도요새 - 현대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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